가장 싼 공장 한 곳이 가장 비싸지는 순간
중국 공장 이원화·백업 소싱 전략 - 단일 공장 의존 리스크, 백업 벤더 발굴·검증·유지, 물량 분배와 비용 계산, MOQ 유연성 조항까지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3년째 거래하던 공장에서 위챗이 옵니다. 성수기 오더를 넣은 지 열흘 만입니다. "죄송하지만 이번 달은 생산 라인을 비울 수 없습니다. 다음 달 말 출고가 가능합니다." 알고 보니 유럽 대형 바이어의 오더가 한꺼번에 들어와 라인을 통째로 그쪽에 내줬습니다.
다른 공장을 찾아보려 하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샘플을 새로 받아 검증하는 데만 한 달이 걸리고 금형은 기존 공장에 있습니다. 결국 한 달 반을 기다렸고 그사이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재고가 바닥나 검색 순위가 떨어졌습니다. 물건이 다시 들어온 뒤에도 순위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공장이 특별히 나쁜 일을 한 건 아닙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더 큰 고객을 먼저 챙긴 것뿐입니다. 문제는 우리 쪽에 다른 선택지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늘 다룰 주제가 이 빈자리를 메우는 방법, 공급처 이원화와 백업 소싱입니다.
공급망 분산은 37편에서 재발주 안정화의 한 부분으로 짧게 다뤘고, 베트남·인도 같은 국가 단위 분산은 56편에서, 공장을 아예 옮기는 과정은 99편에서 정리했습니다. 이번 글은 그 사이에 있는 주제입니다. 중국 안에서 공장 두 곳을 동시에, 평소에 굴려 두는 법을 파고들겠습니다.
공급 사고가 난 뒤 상담을 받아 보면 거의 같은 말을 듣습니다. "백업 공장을 알아보긴 했는데, 주문은 한 번도 안 넣었어요." 연락처와 견적서만 있는 백업은 위기 때 작동하지 않습니다. 백업 공장은 평소에 물량을 조금이라도 받고 있어야 백업입니다.
1. 단일 공장 의존은 이렇게 무너집니다
공장 한 곳에만 기대는 구조가 위험하다는 건 누구나 압니다. 다만 그 구조가 어떤 모습으로 무너지는지까지 떠올려 보신 분은 드뭅니다. 상담에서 되풀이해 보는 유형은 대략 여섯 가지입니다.
| 유형 | 보통의 예고 기간 | 백업이 없을 때 벌어지는 일 |
|---|---|---|
| 납기 붕괴 | 1~2주 | 큰 바이어 오더에 라인을 뺏겨 한두 달 밀림 |
| 일방적 가격 인상 | 다음 오더 견적 때 | 대안이 없으니 인상 폭을 거의 그대로 수용 |
| 폐업·이전 | 없거나 1개월 이내 | 금형·자재 회수부터 신규 공장 검증까지 3~6개월 공백 |
| 품질 급락 | 없음 (입고 후 발견) | 핵심 기술자 이탈이나 하청 전환으로 불량률 급증 |
| 외부 충격 | 며칠 | 전력 제한(限电), 환경 점검, 지역 봉쇄로 가동 중단 |
| 관계 악화 | 점진적 | 클레임 분쟁 뒤 우선순위 하락, 금형을 볼모로 잡힘 |
표에서 볼 곳은 예고 기간입니다. 새 공장을 찾아 샘플을 받고 검증해 양산까지 가는 데는 빨라도 6~10주가 걸리는데, 위 여섯 가지 중 그만한 예고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사고가 난 다음에 백업을 찾기 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외부 충격 쪽은 특히 한 공장만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산업단지에 환경 점검이 들어오면 그 단지의 도장·도금 공장이 한꺼번에 멈춥니다. 불가항력으로 납기가 밀렸을 때 계약상 누가 손해를 지는지는 107편에서 다뤘는데, 계약서가 아무리 잘 돼 있어도 물건이 안 나오는 건 똑같습니다.
2. "가장 싼 공장 한 곳"이 결국 더 비싼 이유
공장을 고를 때 견적 단가를 나란히 놓고 가장 싼 곳에 전량을 몰아주는 건 자연스러운 선택입니다. 물량을 몰아야 단가가 더 내려가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 계산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해를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계산을 조금만 넓혀 보겠습니다. 연간 매입액 5억 원 규모의 주력 품목이 하나 있다고 해 보죠.
| 항목 | 단일 공장 (A 100%) | 이원화 (A 75% + B 25%) |
|---|---|---|
| 연간 매입 단가 효과 | 기준 | +2~4% (볼륨 할인 일부 손실) |
| 추가 비용 (예시) | 0원 | 연 1,000만~2,000만 원 (단가 차이, 검품, 관리 시간) |
| 공급 사고 시 결품 기간 | 2~6개월 | 2~4주 (B 물량 증산) |
| 가격 인상 통보 시 협상력 | 거의 없음 | B 견적이 기준선 역할 |
| 품질 급락 시 대응 | 개선 요구 후 기다림 | 물량을 B로 옮기며 개선 요구 |
단가만 보면 단일 공장이 확실히 유리합니다. 결품 한 번의 비용을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주력 품목이 3개월 끊기면 그 기간 매출이 사라지는 것에 더해, 온라인 판매라면 검색 순위와 리뷰 흐름이 끊기고 B2B 납품이라면 거래처 신뢰가 흔들립니다. 급하게 다른 공장을 찾으면 검증이 부실한 채로 양산에 들어가 품질 문제가 겹치기도 합니다.
눈에 덜 띄지만 더 큰 비용은 가격 협상력입니다. 공장은 바이어가 자기 말고 대안이 있는지를 생각보다 정확하게 압니다. 샘플 요청이 다른 공장에 나갔는지, 발주 패턴이 흔들리는지, 담당자가 단가를 얼마나 세게 누르는지로 짐작합니다. 대안이 없다는 걸 공장이 알게 되면, 그때부터 단가는 원가가 아니라 바이어의 전환 비용에 맞춰 정해집니다. 단가를 내리는 레버는 38편에서 정리했는데, 그 레버들이 제대로 먹히는 것도 결국 대안이 있을 때입니다.
3. 이원화에도 여러 형태가 있습니다
이원화라고 하면 물량을 반반 나누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실무에서 쓰는 형태는 훨씬 다양하고, 품목과 규모에 따라 맞는 형태도 다릅니다.
| 형태 | 구조 | 추가 비용 | 전환 속도 | 잘 맞는 경우 |
|---|---|---|---|---|
| 콜드 백업 | 샘플 검증만 해 두고 발주는 없음 | 매우 낮음 | 느림 (6주 이상) | 매출 비중이 낮은 품목 |
| 웜 백업 | 물량의 10~30%를 상시 발주 | 낮음~중간 | 빠름 (2~4주) | 대부분의 주력 품목 |
| 스플릿 소싱 | 50:50 또는 60:40으로 균등 분배 | 중간~높음 | 매우 빠름 | 물량이 충분히 큰 핵심 품목 |
| SKU 분할 | 품목·색상·사이즈별로 공장을 나눔 | 낮음 | 중간 | SKU가 많은 라인업 |
| 부품 이원화 | 핵심 부품만 두 곳에서 조달 | 낮음 | 부품에 따라 다름 | 조립 공장 교체가 어려운 제품 |
대부분의 중소 수입사에게 권하는 출발점은 웜 백업입니다. 메인 공장에 70~85%, 백업 공장에 15~30%를 꾸준히 발주하는 구조입니다. 백업 공장이 양산을 계속 하고 있으니 우리 제품의 스펙과 기준을 기억하고 있고, 문제가 생기면 물량만 늘리면 됩니다.
스플릿 소싱은 물량이 커야 의미가 있습니다. 월 3,000개짜리 품목을 반으로 나누면 두 공장 모두 MOQ 언저리에서 움직이게 되고, 양쪽 모두에서 단가가 오르고 우선순위가 밀립니다. 반대로 SKU 분할은 비용이 거의 안 드는 방식입니다. 흰색·검정은 A 공장, 컬러 제품은 B 공장처럼 나누면 MOQ 손실 없이 두 곳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공장이 멈추면 해당 SKU가 통째로 끊기니, 두 공장이 서로의 품목을 만들 수 있는지는 미리 확인해 두셔야 합니다.
4. 백업 공장은 어디서, 어떻게 찾나
백업 공장 발굴은 처음 공장을 찾을 때와 같은 방법을 씁니다. 1688과 알리바바 검색(11편), 업종별 전시회(17편), 산업 클러스터 현장 방문(31편)이 기본입니다. 차이는 무엇을 기준으로 거르느냐에 있습니다.
메인 공장과 같은 약점을 공유하지 않는 곳
백업 공장을 메인 공장 바로 옆 동네에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클러스터라 기술 수준도 비슷하고 물류도 편하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되면 지역 리스크를 함께 떠안습니다. 같은 지역에 전력 제한이 걸리거나 환경 점검이 돌면 두 공장이 동시에 멈춥니다.
두 공장이 같은 원자재 공급사를 쓰는지도 확인해 보세요. 특수 원단이나 특정 브랜드 부품을 한 곳에서만 받는다면, 그 공급사가 멈추는 순간 두 공장이 다 멈춥니다. 공장은 둘로 나눴어도 원자재 단계에서는 여전히 한 줄에 묶여 있습니다.
| 점검 항목 | 같으면 생기는 위험 | 확인 방법 |
|---|---|---|
| 지역 (성·시·산업단지) | 전력 제한·환경 점검·봉쇄를 동시에 맞음 | 영업집조 주소와 실제 공장 주소 대조 |
| 핵심 원자재 공급사 | 원자재 단계에서 동시에 끊김 | BOM 기준으로 원자재 출처 질문 |
| 주요 고객층 | 같은 성수기에 라인이 동시에 찬다 | 주력 수출 시장과 대형 고객 질문 |
| 하청 구조 | 같은 하청 공장에 외주를 줌 | 공정별 내재화 여부 확인 |
규모가 메인 공장과 비슷하거나 약간 작은 곳
백업 공장의 규모는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너무 큰 공장은 우리 물량의 20%를 받는 거래를 귀찮아하고 우선순위를 뒤로 미룹니다. 너무 작은 공장은 메인 공장이 멈췄을 때 전체 물량을 받아낼 캐파가 없습니다. 우리 연간 물량 전체를 받아낼 캐파는 있으면서, 우리 20% 물량도 의미 있게 느끼는 규모가 이상적입니다. 캐파를 어떻게 검증하는지는 98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진짜 제조사인지부터
백업 후보가 알고 보니 메인 공장 제품을 떼다 파는 무역회사였다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같은 산지에서 같은 품목을 찾다 보면 한 공장의 물건을 여러 무역회사가 각자 올려 두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면 이원화를 했다고 믿는 동안 같은 라인에서 나온 물건을 중간 마진까지 얹어 사게 됩니다. 공장과 무역회사를 가려내는 법은 50편, 영업집조와 신용조사는 62편을 참고하세요.
5. 두 공장이 같은 물건을 만들게 하는 검증
백업 공장을 찾는 것보다 어려운 게 있습니다. 두 공장이 같은 물건을 만들게 하는 일입니다. 같은 샘플을 보내고 같은 가격을 받았는데 막상 입고해 보면 색이 미묘하게 다르고 치수가 1~2mm 차이 나고 포장 방식도 다릅니다. 소비자는 같은 상품을 샀는데 받을 때마다 조금씩 다른 물건을 받게 됩니다.
원인은 대부분 기준이 말과 샘플에만 있었기 때문입니다. 메인 공장은 3년간 쌓인 암묵적 합의로 물건을 만들고 있는데, 그 합의가 문서에 없으니 백업 공장에 전달될 방법이 없습니다. 이원화를 시작하기 전에 스펙시트, 도면, BOM, 황금 샘플을 먼저 정리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작성법은 59편, 황금 샘플로 품질을 고정하는 법은 34편에서 정리했습니다.
| 단계 | 확인할 것 | 통과 기준 |
|---|---|---|
| 1. 서류 검증 | 영업집조, 공장 실체, 수출 이력 | 제조 범위에 해당 품목 포함, 실제 공장 확인 |
| 2. 개발 샘플 | 스펙시트·도면 기준 제작 | 황금 샘플과 나란히 비교해 차이 없음 |
| 3. 교차 비교 | 메인 공장 최근 양산품과 대조 | 색차·치수·무게·포장 허용 범위 이내 |
| 4. 파일럿 오더 | MOQ 수준 소량 양산 | 선적전검사 합격, 입고 검사 불량률 기준 이내 |
| 5. 정기 발주 전환 | 2~3회 연속 안정 | 불량률·납기 준수율이 메인 공장과 비슷 |
세 번째 단계인 교차 비교가 자주 빠집니다. 백업 공장 샘플을 황금 샘플하고만 비교하고 끝내는데, 황금 샘플은 몇 년 전 것이라 메인 공장의 현재 양산품과 이미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받아 보는 건 현재 양산품이니, 두 공장의 최근 물건을 나란히 놓고 보셔야 합니다.
파일럿 오더에서는 선적전검사를 꼭 걸어 두시기 바랍니다. 백업 공장의 첫 양산은 샘플과 다른 사람이, 다른 자재 로트로 만든 물건입니다. 검사 범위와 AQL 기준은 100편을 참고하세요.
6. 백업 공장을 살려 두는 법
검증까지 끝낸 백업 공장이 1년 뒤에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발주를 안 넣었기 때문입니다. 공장 입장에서 1년간 주문이 없는 바이어는 사실상 고객이 아닙니다. 담당 영업은 바뀌었고 우리 스펙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으며 견적은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막상 급하게 연락하면 "샘플부터 다시 진행하시죠"라는 답이 옵니다.
백업을 살려 두는 방법은 결국 꾸준한 발주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운영하시면 무리가 없습니다.
물량은 적어도 끊기지 않게
백업 공장에 가는 물량은 전체의 15~30%가 적당합니다. 이보다 적으면 공장이 우리 오더를 부담 없이 미룰 수 있는 물량이 되고, 이보다 많으면 메인 공장의 볼륨 할인이 크게 깨집니다. 비율보다 더 중요한 건 주기입니다. 반기에 한 번 큰 오더를 넣는 것보다 분기마다 작게라도 오더를 넣는 편이 라인 담당자와 생산 기준을 살려 두는 데 훨씬 효과적입니다.
백업 공장에도 "백업"이라고 말하지 않기
백업 공장에게 "당신은 비상용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그 공장도 우리를 비상용 고객으로 대합니다. 실무에서는 "2차 공급사로 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라는 프레이밍이 잘 통합니다. 메인 공장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로 물량을 늘릴 테니 거짓말도 아닙니다.
메인 공장에는 숨기지 않되 떠벌리지도 않기
메인 공장이 이원화 사실을 알게 되면 불쾌해할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중국 공장들도 바이어가 여러 공급사를 쓰는 게 일반적이라는 걸 압니다. 다만 표현이 중요합니다. "당신들 가격이 비싸서 다른 데 알아봤다"가 아니라 "회사 방침상 주력 품목은 공급처를 두 곳 이상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대부분 받아들입니다. 메인 공장이 긴장해서 납기와 품질 관리가 오히려 나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7. 이원화 비용은 얼마이고, 어느 품목부터 해야 하나
이원화는 공짜가 아닙니다. 어떤 비용이 드는지 먼저 목록으로 보겠습니다.
| 비용 항목 | 내용 | 대략의 크기 (예시) |
|---|---|---|
| 단가 상승 | 물량이 나뉘어 볼륨 할인 일부 손실 | 매입액의 1~4% |
| 금형·지그 | 두 번째 금형 또는 이관 비용 | 품목에 따라 0원~수천만 원 |
| 검증 비용 | 샘플, 공장 실사, 파일럿 오더 | 초기 1회, 수백만 원 수준 |
| 검품 비용 | 공장마다 선적전검사 | 검사 횟수 증가분 |
| 관리 시간 | 소통 창구 2배, 품질 편차 관리 | 담당자 시간의 10~20% |
이 비용과 비교할 대상은 사고가 났을 때의 손실 × 그 사고가 날 확률입니다. 앞의 연 매입 5억 원 품목으로 거칠게 계산해 보겠습니다.
| 구분 | 계산 (예시) | 금액 |
|---|---|---|
| 이원화 추가 비용 | 단가 +3% + 검품·관리 비용 | 연 약 1,800만 원 |
| 공급 사고 1회 손실 | 3개월 결품 매출 이익 손실 + 순위 회복 비용 + 긴급 대체 비용 | 약 1억 5,000만 원 |
| 사고 확률 | 연 10~20% 가정 | - |
| 기대 손실 | 1억 5,000만 원 × 15% | 연 약 2,250만 원 |
이 예시에서는 이원화 비용이 기대 손실보다 약간 적습니다. 여기에 가격 인상 방어 효과까지 넣으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메인 공장의 인상 요구를 연 3%만 막아도 1,500만 원입니다. 물론 확률과 손실액은 품목마다 다르니, 숫자를 그대로 쓰시기보다 자기 품목의 매출과 이익률로 다시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 계산을 해 보면 모든 품목을 이원화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도 함께 나옵니다. 판단 기준은 두 가지입니다. 그 품목이 끊겼을 때 얼마나 아픈가, 그리고 다른 공장으로 옮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입니다.
| 전환이 쉬움 (범용품, 금형 없음) | 전환이 어려움 (금형, 인증, 특수 공정) | |
|---|---|---|
| 매출 비중 큼 | 콜드 백업 + 견적 주기적 갱신 | 웜 백업 또는 스플릿 소싱 우선 대상 |
| 매출 비중 작음 | 이원화 불필요, 필요할 때 교체 | 부품 이원화 또는 금형 반출 조건만 확보 |
오른쪽 위 칸이 가장 먼저 손대야 할 품목입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옮기기도 어려우니, 사고가 나면 가장 오래, 가장 크게 아픕니다. 반대로 왼쪽 아래 칸은 이원화 비용을 쓸 이유가 거의 없습니다. KC 인증처럼 공장이 바뀌면 다시 받아야 하는 인증이 걸린 품목은 전환 난이도를 한 단계 높여 잡으세요.
8. 계약서에 넣어 둘 조항
이원화는 운영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계약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메인 공장과의 계약에 몇 가지 조항이 없으면, 물량을 나누는 순간 단가가 튀거나 공장이 계약 위반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OEM 계약서 전반은 12편에서 다뤘고, 여기서는 이원화와 직접 관련된 조항만 봅니다.
| 조항 | 없으면 생기는 일 | 핵심 내용 |
|---|---|---|
| 비독점 조항 | 공장이 독점 공급을 주장 | 바이어가 동일·유사 제품을 다른 공급사에서 조달할 수 있음을 명시 |
| MOQ 유연성 조항 | 물량을 나누면 MOQ 미달로 단가 인상 | MOQ를 오더당이 아닌 연간 합산 기준으로, 단가 구간도 연간 누적 기준 |
| 가격 변경 사전 통지 | 다음 오더 견적에서 갑자기 인상 | 인상 시 60~90일 전 서면 통지, 통지 전 발주분은 기존 단가 |
| 생산 중단·이전 통지 | 폐업·이전을 출고 직전에 통보 | 생산 중단·공장 이전·주요 공정 외주 전환 시 사전 통지 의무 |
| 기술 자료·금형 반환 | 백업으로 넘길 자료가 없음 | 도면·BOM·금형 소유권과 요청 시 반출 기한 |
이 중에서 실무 효과가 가장 큰 건 MOQ 유연성 조항입니다. 메인 공장에 오더당 MOQ 3,000개, 3,000개 이상이면 단가 1.20달러라는 조건이 걸려 있다고 해 보죠. 연간 물량 36,000개를 월 3,000개씩 전량 발주하던 바이어가 백업 공장에 25%를 떼면, 메인 공장 월 발주가 2,250개로 떨어져 MOQ 미달이 됩니다. 공장은 당연히 단가를 올리거나 오더를 모아 달라고 합니다.
연간 합산 기준으로 바꾸면 이 문제가 풀립니다. 연간 27,000개를 약속하고, 오더당 수량은 최소 1,500개부터 유연하게 넣는 구조입니다. 공장 입장에서는 연간 물량이 보장되니 받아들일 여지가 있고, 바이어는 오더 단위를 쪼갤 수 있게 됩니다.
예시 문구 (MOQ 유연성)
본 계약의 최소주문수량은 계약 연도 기준 누적 27,000개로 한다. 개별 발주서의 최소 수량은 1,500개로 하며, 개별 발주 수량이 3,000개에 미달하더라도 계약 연도 누적 발주 수량이 27,000개 이상인 경우 단가 USD 1.20을 적용한다. 계약 연도 종료 시 누적 수량이 27,000개에 미달하는 경우, 양 당사자는 미달 수량에 대한 단가 차액 정산 또는 다음 계약 연도로의 이월 중 하나를 30일 이내에 협의하여 정한다.
마지막 문장을 넣는 이유가 있습니다. 연간 약속을 못 채웠을 때 어떻게 되는지가 비어 있으면, 공장은 처음부터 이 조항을 받지 않으려 합니다. 미달 시 정산 방식을 미리 정해 두면 공장의 걱정이 줄어서 조항이 통과되기 쉬워집니다.
예시 문구 (비독점 및 사전 통지)
본 계약은 비독점 계약이며, 바이어는 본 계약 대상 제품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제품을 제3의 공급자로부터 조달할 수 있다. 공급자는 단가 변경 시 적용일로부터 최소 60일 전에 서면으로 통지하며, 통지 이전에 확정된 발주서에는 기존 단가를 적용한다. 공급자는 생산 중단, 공장 이전, 주요 공정의 외부 위탁을 결정한 경우 지체 없이, 늦어도 시행 30일 전까지 바이어에게 서면으로 통지한다.
9. 실제 사례 세 가지
상담에서 자주 마주치는 유형을 익명화해 정리했습니다. 금액과 일정은 예시입니다.
사례 1 — 환경 점검 한 번에 넉 달이 멈춘 경우
금속 소재 생활용품을 수입하는 업체였습니다. 표면 도장이 들어가는 제품을 저장성의 한 공장에서 4년째 전량 받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공장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지역 환경 점검에서 도장 라인이 기준 미달 판정을 받아 가동이 중지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설비를 보완해 재가동 허가를 받기까지 넉 달이 걸렸습니다. 그사이 업체는 급하게 다른 도장 공장을 찾았지만 같은 지역 공장들은 똑같이 점검을 받고 있었고, 다른 지역 공장은 샘플 검증에 6주가 걸렸습니다. 결국 두 달 반 동안 주력 품목이 결품이었습니다.
이후 이 업체는 도장 공정만 광둥성 공장으로 이원화했습니다. 물량의 20%를 상시 발주하면서 색상 기준을 맞춰 두었고, 1년 뒤 비슷한 상황이 다시 왔을 때는 3주 만에 백업 공장 물량을 늘려 결품 없이 넘겼습니다. 같은 사고가 두 번 났는데 결과를 가른 건 평소에 넣어 둔 20%였습니다.
사례 2 — 백업 견적 한 장이 인상 폭을 3분의 1로 줄인 경우
주방용품 업체였습니다. 메인 공장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12% 단가 인상을 통보했습니다. 이 업체는 이미 1년 전부터 다른 공장에 물량의 15%를 넣고 있었습니다.
업체는 인상 요구를 받자마자 백업 공장에 같은 사양의 최신 견적을 요청했습니다. 백업 공장 견적은 기존 메인 공장 단가보다 3%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 숫자를 근거로 메인 공장과 다시 이야기했고, 인상 폭은 4%로 정리됐습니다.
업체는 "안 들어주면 옮기겠다"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장은 이미 업체가 다른 공장과 거래 중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사실만으로 협상의 기준선이 바뀌었습니다. 원자재가 오른 건 사실이었으니 요구를 물리치지 않고 근거가 있는 범위로 좁힌 것이 주효했습니다.
사례 3 — 이원화했더니 반품이 늘어난 경우
의류 잡화 업체였습니다. 공급 안정을 위해 두 번째 공장에 물량의 40%를 나눴습니다. 샘플은 메인 공장 제품을 보내 "이것과 똑같이" 요청했고, 샘플 확인도 통과했습니다.
판매를 시작하자 사이즈 반품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확인해 보니 두 공장의 패턴 해석이 달라 같은 M 사이즈인데 가슴둘레가 2cm 차이 났습니다. 샘플 한 벌은 맞췄지만 사이즈별 치수표와 허용 오차가 문서로 없었으니 양산에서 각자 방식대로 만든 겁니다.
이 업체는 이원화를 잠시 멈추고, 사이즈별 치수표와 허용 오차, 원단 스펙을 문서로 정리한 뒤 두 공장 모두에 같은 문서를 기준으로 다시 샘플을 받았습니다. 이원화의 전제는 공장 두 곳이 아니라 기준 문서 한 벌이라는 걸 비싸게 배운 경우입니다.
10. 자주 하는 실수
이원화 관련 상담에서 반복해 마주치는 것들입니다.
- 백업 공장을 검증만 해 두고 1년 넘게 발주를 안 넣어 막상 필요할 때 쓸 수 없었던 경우
- 백업 공장을 메인 공장과 같은 산업단지에서 골라 지역 리스크를 함께 맞은 경우
- 두 공장이 같은 원자재 공급사를 써서 원자재 단계에서 동시에 멈춘 경우
- 백업 후보가 알고 보니 메인 공장 물건을 파는 무역회사였던 경우
- 스펙 문서 없이 샘플만 보내 두 공장 제품의 색상·치수가 달라진 경우
- 황금 샘플하고만 비교하고 메인 공장 현재 양산품과는 대조하지 않은 경우
- 물량이 작은 품목을 50:50으로 나눠 두 공장 모두에서 단가가 오른 경우
- MOQ를 오더당 기준으로 둔 채 물량을 나눠 메인 공장 단가가 튄 경우
- 금형 반출 조건이 계약에 없어 백업 공장으로 물량을 옮기지 못한 경우
- 백업 공장에 "비상용"이라고 말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경우
- 두 공장 견적을 번갈아 들이밀며 단가를 깎다가 두 곳 모두와 관계가 틀어진 경우
- 인증이 필요한 품목에서 백업 공장 제품의 인증을 따로 챙기지 않은 경우
- 매출 비중이 작은 품목까지 전부 이원화해 관리 비용만 늘어난 경우
- 공장의 현금 사정 악화 신호를 보고도 백업 준비를 미룬 경우
11. 이원화 체크리스트
이원화 대상 품목을 정할 때
- 품목별 매출 비중과 이익 기여도를 정리했다
- 품목별 전환 난이도(금형·인증·특수 공정)를 표시했다
- 매출 비중이 크고 전환이 어려운 품목을 우선 대상으로 골랐다
- 품목별 이원화 형태(콜드·웜·스플릿·SKU 분할·부품)를 정했다
- 이원화 추가 비용과 기대 손실을 자기 숫자로 계산해 봤다
백업 공장을 찾고 검증할 때
- 메인 공장과 다른 지역에 있는지 확인했다
- 핵심 원자재 공급사가 메인 공장과 겹치지 않는지 확인했다
- 실제 제조사인지 영업집조와 현장으로 확인했다
- 연간 전체 물량을 받아낼 캐파가 있는지 확인했다
- 스펙시트·도면·BOM·황금 샘플을 문서로 정리해 전달했다
- 백업 샘플을 메인 공장 현재 양산품과 나란히 비교했다
- 파일럿 오더에 선적전검사를 걸었다
- 인증이 필요한 품목이라면 백업 공장 제품의 인증 계획을 세웠다
이원화를 운영하는 동안
- 백업 공장에 분기마다 한 번 이상 발주하고 있다
- 백업 물량 비율을 15~30% 범위에서 유지하고 있다
- 두 공장의 불량률·납기 준수율을 같은 표로 관리하고 있다
- 메인 공장 계약에 비독점·MOQ 연간 합산·사전 통지 조항을 넣었다
- 금형·도면의 소유권과 반출 조건을 계약에 적었다
- 메인 공장의 현금 사정 악화 신호를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 백업 견적을 최소 반기마다 갱신하고 있다
마무리 - 20%는 보험료가 아니라 선택지입니다
이원화 이야기를 하면 "그 비용이면 차라리 메인 공장에서 단가를 더 깎겠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아무 일도 없는 해라면 그 말이 맞습니다. 단가 3%는 분명 아까운 돈입니다.
그런데 이원화가 사는 건 사고가 났을 때의 보상이 아니라 평소의 선택지입니다. 선택지가 있는 바이어는 가격 인상 통보를 받아도 근거를 들고 대화합니다. 품질이 흔들리는 공장에 물량을 줄이겠다는 말을 빈말이 아니게 할 수 있고, 라인을 뺏기면 다른 라인을 돌립니다. 선택지가 없는 바이어는 이 모든 상황에서 공장의 선의를 기다려야 합니다.
시작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출 상위 품목 하나를 골라 스펙 문서를 정리하고, 다른 지역에서 백업 후보 두세 곳의 샘플을 받아 보세요. 그중 한 곳에 다음 분기 물량의 15%를 넣는 것부터가 이원화입니다. 메인 공장과의 다음 계약 갱신 때 MOQ 연간 합산과 사전 통지 조항을 함께 꺼내시면 됩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이원화 대상 품목 선정부터 백업 공장 발굴과 실사, 두 공장 간 품질 기준 통일, MOQ 유연성과 비독점 조항 협상까지 함께 지원합니다. 이미 메인 공장이 멈춰 급하게 대체 공장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긴급 발굴과 검증부터, 아직 문제가 없다면 품목 분석과 계약 정비부터 같이 봐 드립니다.
지금 공장이 멈추면 다음 물건은 언제 들어오나요?
이원화 대상 선정과 백업 공장 발굴·검증부터 품질 기준 통일·MOQ 조항 협상까지
공급이 끊기기 전에 두 번째 선택지를 만들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