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산이라던 그 제품, 세관은 중국산이라고 했습니다
원산지 세탁(불법 환적) 리스크와 예방 가이드 - 반덤핑 우회수출이 왜 생기는지부터 세관의 적발 방식, 수입자가 몰랐어도 지는 관세 소급 추징·가산세·형사 책임, 합법적 원산지 확보와 공급업체 실사 체크리스트까지
안녕하세요, 그린프로그서울입니다.
건축 자재를 수입하는 한 업체가 2년 전부터 거래처를 바꿨습니다. 오래 거래하던 중국 공장 제품에 덤핑방지관세가 붙자 그 공장 영업 담당이 "말레이시아 협력 공장에서 생산해 말레이시아 원산지증명서를 붙여 보내 드리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입니다. 단가는 전과 거의 같았고 덤핑방지관세는 붙지 않았습니다. 업체 입장에서는 좋은 제안이었습니다.
그러다 세관의 원산지 조사 통지가 왔습니다. 세관은 말레이시아 세관에 확인을 요청했고, 원산지증명서에 적힌 수출자는 생산 설비가 없는 무역회사였습니다. 화물 역시 중국에서 말레이시아 항구로 들어와 컨테이너째 다시 실렸을 뿐이었습니다. 세관은 이 제품을 중국산으로 판정했고 2년 치 수입분에 덤핑방지관세와 부가가치세, 부정행위 가산세를 더해 고지했습니다. 추징 예정액은 연 매출의 절반에 가까웠습니다.
대표님은 "우리는 공장이 옮겼다고 해서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사실이라도 세금은 수입자에게 고지됩니다. 몰랐다는 사정은 형사 책임을 따질 때 일부 고려될 수 있지만 관세와 덤핑방지관세 자체를 면해 주지는 않습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FTA 협정세율을 적용받는 절차는 94편에서, 덤핑방지관세의 구조는 92편에서 다뤘습니다. 이번 글은 그 반대편을 봅니다. 원산지를 서류로만 바꾸는 불법 환적이 왜 생기고, 세관이 어떻게 찾아내며, 수입자가 무엇을 떠안게 되는지, 그리고 합법적으로 원산지를 확보하려면 공급업체의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입니다.
원산지 세탁 사건을 상담해 보면 수입자가 직접 꾸민 경우보다 공장이나 중개인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문제는 세관이 누구의 아이디어였는지를 묻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1. 원산지 세탁은 왜 생기나 - 관세 격차가 만든 유혹
원산지 세탁은 한 나라에서 만든 물건을 다른 나라에서 만든 것처럼 꾸며 수입국의 관세나 규제를 피하는 행위입니다. 제3국 항구나 보세창고를 거치게 하는 방식이 많아 흔히 불법 환적(illegal transshipment)이나 우회수출이라고 부릅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원산지에 따라 관세가 크게 달라지니 이런 일이 생깁니다. 중국산에만 덤핑방지관세나 상계관세가 붙는 품목은 세율이 수십 %에서 많게는 수백 %에 이릅니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중국산에 301조 관세와 각종 추가관세를 매기고 있습니다. 원산지 한 줄을 바꾸면 이 차이가 통째로 사라지니 유혹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수법 | 흔한 모습 | 세관의 판단 |
|---|---|---|
| 서류만 세탁 | 화물은 중국에서 바로 오는데 제3국 원산지증명서를 사서 붙임 | 명백한 원산지 허위. 증명서 발급 경위부터 조사 |
| 경유·재포장 | 제3국 보세창고에서 포장, 라벨, 원산지 표시만 바꿔 재수출 | 단순 작업이라 원산지 변경 불인정 |
| 최소 공정 | 중국산 부품을 제3국에서 나사 조립하거나 도장·검사만 함 | 실질적 변형 여부를 따져 대부분 중국산 유지 |
| 거래 경로 세탁 | 제3국 무역회사가 인보이스를 발행하고 수출자로 등장 | 인보이스 발행국은 원산지와 무관. 생산지를 추적 |
| 품명·세번 위장 | 덤핑 대상 세번을 피하려 품명이나 규격을 바꿔 신고 | 원산지 문제와 품목분류 문제가 함께 걸림 |
공장이 이런 제안을 먼저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덤핑방지관세가 붙으면 한국 바이어가 거래를 끊을 테니 어떻게든 물량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중국 공장 입장에서는 원산지가 바뀌어 생기는 위험을 거의 지지 않습니다. 세관이 추징하는 대상은 한국 수입자이기 때문입니다.
2. 무엇은 원산지가 바뀌고 무엇은 안 바뀌나
제3국을 거쳤다고 모두 불법은 아닙니다. 그 나라에서 제품의 성격을 바꿀 만한 공정이 실제로 이뤄졌다면 원산지는 합법적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문제는 어디까지를 "실질적인 공정"으로 보느냐입니다.
한국 관세법은 원산지를 정할 때 두 나라 이상에 걸쳐 생산된 물품은 실질적 변형이 일어난 나라를 원산지로 봅니다. 원칙적으로 HS코드 6단위가 바뀌는 수준의 가공이 필요하고, 아래처럼 단순한 작업은 세번이 바뀌더라도 원산지를 바꾸지 못합니다. 미국도 제품의 이름, 성질, 용도가 바뀌었는지를 따지는 실질적 변형 기준을 씁니다.
| 원산지를 바꾸지 못하는 작업 (예) | 원산지가 바뀔 수 있는 작업 (예) |
|---|---|
| 운송·보관을 위한 작업, 건조, 냉장 | 원재료를 가공해 부품을 직접 생산 |
| 포장 교체, 재포장, 소량 분할, 라벨 부착 | 핵심 부품을 제3국에서 제조하고 완제품으로 조립 |
| 단순 절단, 세척, 선별, 도장 | 세번이 바뀌고 부가가치 상당 부분이 제3국에서 발생 |
| 완성 부품을 나사나 끼움으로 단순 조립 | 설비·인력을 갖춘 공장에서 실제 성형·가공·용접 공정 수행 |
| 세트 구성, 물품 혼합 | 원재료 성질이 바뀌는 화학적·물리적 처리 |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FTA 원산지결정기준과 일반(비특혜) 원산지 기준은 서로 다른 규칙입니다. 베트남 공장 제품이 한-아세안 FTA 기준을 충족해 협정세율을 받았더라도, 덤핑방지관세를 따질 때 적용하는 원산지 판단은 따로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FTA 기준을 못 맞춰 기본세율을 냈더라도 비특혜 원산지가 베트남이면 중국산 덤핑방지관세는 붙지 않습니다. 두 기준을 섞어 생각하면 판단이 틀어집니다.
3. 세관은 어떻게 찾아내나
원산지 세탁이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는 세관이 보는 데이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한 건의 서류보다 수입 흐름 전체의 패턴에서 먼저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세관
| 방식 | 무엇을 보나 |
|---|---|
| 수입 데이터 분석 | 덤핑방지관세 부과 직후 특정 제3국발 같은 품목 수입이 급증했는지, 그 나라에 해당 제품 생산 기반이 있는지 |
| 원산지 검증 | 수출국 세관이나 증명서 발급기관에 확인을 요청하는 간접검증, 세관 직원이 현지 공장을 방문하는 직접검증 |
| 서류 대조 | 선하증권의 선적항과 경유지, 컨테이너 번호 이력, 원산지증명서 발급일과 선적일 순서 |
| 현품 검사 | 제품이나 포장 안쪽의 중국어 표기, 가려진 "Made in China" 각인, 중국 공장 로고 |
| 제보 | 국내 경쟁사나 덤핑 제소를 한 국내 산업의 신고 |
미국 세관(CBP)과 상무부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나 미국 법인을 둔 기업이라면 미국 쪽 절차도 알아 둬야 합니다. 미국은 반덤핑·상계관세 회피를 잡는 제도가 촘촘한 편입니다.
| 제도 | 특징 |
|---|---|
| EAPA 조사 | 반덤핑·상계관세 회피 혐의를 CBP가 조사. 경쟁사 등 이해관계자가 제소할 수 있고 조사 개시 후 90일 안에 임시조치(통관 정산 정지, 현금 예치 요구)가 나올 수 있음 |
| 상무부 우회 조사 | 특정 제3국을 거친 물품 전체를 반덤핑 명령 대상으로 넓히는 국가 단위 판정. 2023년 동남아 4개국 경유 태양광 셀 사례가 대표적 |
| 원산지 허위 신고 벌금 | 과실 정도에 따라 누락 관세의 2배, 4배, 최대 물품 국내가액까지 과태료 |
| 환적 추가관세 | 2025년 환적으로 판정된 물품에 40% 추가관세를 매기는 조치가 발표됨. 적용 여부와 범위는 최신 확인 필요 |
| 내부고발 소송 | 허위청구법(False Claims Act)에 따라 제보자가 수입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포상금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음 |
EAPA에서 특히 무서운 부분은 임시조치입니다. 최종 판정이 나오기 전이라도 조사 대상 수입자의 통관 건마다 반덤핑 세율만큼 현금을 예치해야 할 수 있습니다. 판정까지 1년 가까이 걸리니 그동안 자금이 묶이고 사실상 거래가 멈춥니다.
4. 몰랐어도 수입자가 지는 책임
원산지 세탁을 꾸민 건 공장이나 중개인이어도 세금과 가산세의 납세의무자는 수입자입니다. 미국에서도 수입자(Importer of Record)는 원산지를 정확히 신고할 "합리적 주의(reasonable care)" 의무를 집니다. "공장이 그렇다고 했다"는 말만으로는 이 의무를 다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 구분 | 한국 | 미국 |
|---|---|---|
| 세금 | 덤핑방지관세, 관세 차액, 부가가치세 소급 추징 | 반덤핑·상계관세와 추가관세 소급 징수 |
| 가산세·벌금 | 과소신고 가산세 10%, 부정행위가 인정되면 40%와 납부지연 가산세 | 과실·중과실·사기 정도에 따라 누락 관세의 2배~물품 국내가액 |
| 소급 기간 | 원칙 5년, 부정한 방법으로 관세를 포탈했다면 10년 | 원칙 5년 (사기는 발견 시점부터 기산) |
| 형사·행정 | 관세포탈죄, 대외무역법상 원산지 거짓표시(5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과징금 | 형사 기소, 허위청구법 3배 배상 |
| 이후 거래 | 우범 수입자로 관리돼 검사 비율 상승, AEO 등 인증 영향 | 고위험 수입자 지정, 전 수입 건 정밀 검사 |
금액은 이렇게 불어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덤핑방지관세율 30%인 중국산 제품을 제3국산으로 신고해 연 4억 원씩 3년 동안 들여왔다고 하겠습니다. 부정행위로 인정됐다고 가정한 계산입니다.
| 항목 | 계산 (예시) | 금액 |
|---|---|---|
| 덤핑방지관세 | 과세가격 12억 원 × 30% | 3억 6,000만 원 |
| 부가가치세 차액 | 3억 6,000만 원 × 10% | 3,600만 원 |
| 부정행위 가산세 | 부족세액 3억 9,600만 원 × 40% | 1억 5,840만 원 |
| 납부지연 가산세 | 3억 9,600만 원 × 0.022% × 평균 548일 | 약 4,770만 원 |
| 합계 | 약 6억 200만 원 |
3년 동안 아낀 세금의 1.5배를 한꺼번에 내야 합니다. 부가가치세는 매입세액으로 공제받을 수 있지만 가산세는 공제되지 않습니다. 이미 판매한 물건이라 판매가에 반영할 방법도 없습니다. 여기에 형사 절차와 거래처 신뢰 문제가 따라옵니다.
5. 이런 제안이 오면 멈추세요
원산지 세탁은 대개 공장이나 중개인의 제안으로 시작됩니다. 실제로 상담에서 들은 제안을 정리해 보면 몇 가지 유형이 반복됩니다.
| 들어오는 제안 | 실제로 의미하는 것 |
|---|---|
| "베트남 협력 공장 이름으로 원산지증명서 받아 드릴게요" | 생산은 그대로 중국에서, 서류만 제3국 |
| "말레이시아 창고 한 번 거치면 관세가 없어져요" | 경유·재포장. 원산지 변경 불인정 |
| "태국에서 마지막 조립만 하면 태국산이에요" | 단순 조립일 가능성. 공정 내용 확인 필요 |
| "가격은 그대로, 선적만 제3국에서 합니다" | 제3국 생산이면 원가 구조가 달라야 정상. 같은 가격은 위험 신호 |
| "인보이스는 홍콩(싱가포르) 회사로 나갑니다" | 중계무역 자체는 합법이지만 원산지 표시까지 바꾸면 문제 |
중국 공장이 몇 달 만에 동남아에 새 공장을 세웠다는 말도 조심해서 들으셔야 합니다. 실제로 이전한 공장이 많지만 이름만 있는 공장도 적지 않습니다. 공장을 새로 세웠다면 설비, 인력, 원자재 구매 기록이 있어야 하고 초기에는 단가와 품질이 흔들리는 게 보통입니다. 모든 게 그대로라면 오히려 이상한 신호입니다.
6. 합법적으로 원산지를 확보하는 방법
원산지 변경을 목표로 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관세 부담을 줄이려고 생산지를 옮기는 건 정당한 경영 판단입니다. 다만 원산지는 서류가 아니라 실제 생산 활동에서 나와야 합니다.
생산 자체를 옮기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제3국에서 실제로 생산하는 공장과 거래하는 것입니다. 중국 공장이 동남아에 세운 자회사도 괜찮지만, 그곳에서 핵심 공정이 이뤄지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생산지 다변화 전략과 국가별 특징은 56편에서 다뤘습니다.
실질적 변형이 일어나는 공정 설계
부품 일부를 중국에서 가져오더라도 제3국에서 실질적 변형이 일어나면 원산지는 바뀔 수 있습니다. 핵심 부품 가공이나 주요 조립, 성형 공정을 제3국 공장이 직접 맡도록 공정을 나누는 식입니다. 이때는 공정별 작업 내용과 원가 비중을 문서로 남겨 두어야 나중에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전에 확인받기
원산지가 애매하다면 수입 전에 세관 판단을 먼저 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국은 원산지 사전확인 제도를, 미국은 CBP의 사전 판정(binding ruling) 제도를 운영합니다. 공정과 원가 자료를 제출하고 원산지 판단을 받아 두면 나중에 세관과 다툴 여지가 크게 줄어듭니다.
덤핑방지관세라면 공장을 바꾸는 것도 방법
덤핑방지관세는 공장마다 세율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에 성실히 응한 중국 공장은 낮은 개별 세율을 받기도 합니다. 원산지를 바꾸지 않고 세율이 낮은 중국 공장으로 거래처를 옮기기만 해도 부담이 줄어듭니다. 공장별 세율을 확인하는 법은 92편을 참고하세요.
7. 공급업체 원산지 실사 체크리스트
제3국 공급업체와 새로 거래하거나 기존 공급업체가 생산지를 옮긴다고 할 때 확인할 항목입니다. 서류, 현장, 거래 구조 세 방향에서 봐야 빈틈이 줄어듭니다.
| 영역 | 확인할 것 | 위험 신호 |
|---|---|---|
| 회사 실체 | 사업자등록, 설립일, 공장 주소, 소유 구조, 해당국 수출 실적 | 설립 1년 미만, 주소가 사무실 빌딩, 중국 본사와 연락처 공유 |
| 생산 설비 | 설비 목록과 사진, 생산능력, 작업자 수, 전기 사용량 | 설비 규모보다 수출량이 훨씬 많음 |
| 원자재 | 원자재·부품 구매 인보이스, 공급국별 비중 | 부품 전량 중국 조달, 반제품 상태로 반입 |
| 공정 기록 | 공정 흐름도, 작업 일지, 로트별 생산 기록 | 기록이 없거나 선적 직전에만 있음 |
| 원가 구조 | 공정별 원가와 제3국 부가가치 비중 | 제3국 생산인데 중국 시절과 단가가 같음 |
| 물류 | 선하증권 선적항, 컨테이너 적입 장소, 수출신고서 | 환적항 경유, 컨테이너가 중국에서 봉인된 상태로 도착 |
| 원산지증명서 | 발급기관, 발급 근거 자료, 진위 조회 | 증명서 발급이 선적보다 늦음, 발급기관 조회 불가 |
서류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거래 규모가 크다면 현장 방문을 꼭 권합니다. 직접 가기 어렵다면 제3자 검사 기관에 공장 실사를 맡길 수 있습니다. 공장 방문 때 무엇을 볼지는 7편, 공급업체 신용 조사는 62편을 참고하세요.
8. 계약서에 넣을 원산지 조항 예시
원산지 문제는 공급업체의 협조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계약서에 원산지 보증과 자료 제공 의무, 위반 시 배상 책임을 적어 두세요. OEM 계약서 전반의 구성은 12편에서 다뤘습니다.
예시 문구 (원산지 보증)
공급자는 본 계약에 따라 공급하는 제품이 원산지증명서 및 상업송장에 기재된 국가에서 수입국 법령상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는 공정을 거쳐 생산되었음을 보증한다. 공급자는 생산 장소, 주요 공정 또는 부품 조달 국가를 변경하려는 경우 사전에 바이어에게 서면으로 통지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예시 문구 (자료 제공과 실사)
공급자는 바이어 또는 바이어가 지정한 제3자가 생산 시설을 방문하여 공정, 원자재 구매 기록 및 생산 기록을 확인하는 것에 협조한다. 수입국 세관이 원산지 검증을 요청하는 경우 공급자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10영업일 이내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며 이 의무는 마지막 선적일부터 10년간 유지된다.
예시 문구 (배상)
공급자의 원산지 보증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되어 바이어가 관세, 덤핑방지관세, 가산세, 벌금 또는 그 밖의 손해를 입은 경우 공급자는 그 전액을 배상한다.
자료 제공 의무를 10년으로 적은 건 부정한 방법이 인정될 때의 부과제척기간에 맞춘 것입니다. 다만 배상 조항이 있어도 중국이나 제3국 공급업체에게서 실제로 돈을 받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계약 조항은 사후 수단일 뿐이고, 실사로 걸러 내는 일이 먼저입니다.
9. 이미 의심스러운 거래가 있다면
지금 거래 중인 공급업체가 위 체크리스트에서 여러 항목에 걸린다면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나쁜 선택입니다. 세관이 먼저 찾아내면 부정행위 가산세와 형사 절차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수입자가 먼저 바로잡으면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 순서 | 할 일 |
|---|---|
| 1. 추가 선적 보류 | 확인이 끝날 때까지 새 발주와 선적을 멈춤 |
| 2. 자료 확보 | 공급업체에 생산 기록, 원자재 구매 기록, 선적 서류를 요청하고 기존 서류를 모두 보존 |
| 3. 전문가 검토 | 관세사·변호사와 원산지 판단, 대상 기간, 예상 세액 검토 |
| 4. 자진 정정 | 한국은 보정·수정신고, 미국은 사전 자진신고(prior disclosure)로 가산세·벌금 감경 |
| 5. 공급망 정리 | 거래 구조를 합법적인 방식으로 바꾸거나 공급업체 교체 |
미국의 사전 자진신고는 CBP가 조사를 시작하기 전에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과실에 의한 위반이면 누락 관세와 이자만 내고 벌금은 거의 면제되는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한국도 세관이 조사를 통지하기 전에 수정신고하면 가산세 감면을 받을 여지가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시점이 결과를 가릅니다.
10. 실제 사례 세 가지
상담에서 자주 마주치는 유형을 익명화해 정리했습니다. 금액과 세율은 예시입니다.
사례 1 — 원산지증명서만 제3국이었던 경우
글 첫머리의 건축 자재 수입 업체입니다. 세관의 간접검증 요청에 말레이시아 발급기관이 "해당 수출자는 생산 시설이 없다"고 회신했습니다. 업체는 공장 제안을 믿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단가가 덤핑 부과 전과 같았고 공장을 한 번도 확인하지 않은 점 때문에 부정행위 가산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업체는 중국 공장에 배상을 요구했지만 공장은 연락을 끊었습니다.
사례 2 — 실사로 거래를 멈춘 경우
주방용 금속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였습니다. 기존 중국 공장이 베트남 자회사로 생산을 옮긴다며 새 견적을 보냈습니다. 업체는 발주 전에 제3자 검사 기관에 베트남 공장 실사를 맡겼습니다. 실사 결과 성형 설비는 없고 중국에서 완성품을 받아 포장만 하는 창고였습니다.
업체는 이 거래를 하지 않고 베트남에서 실제로 성형 공정을 하는 다른 공장을 찾았습니다. 단가는 12% 올랐지만 덤핑방지관세가 붙는 중국산보다 쌌고 원산지 문제도 없었습니다. 실사 비용 몇십만 원이 몇억 원의 위험을 막은 경우입니다.
사례 3 — 미국 EAPA 조사에 휘말린 경우
한국 업체가 동남아 공장에서 알루미늄 부품을 받아 미국 법인으로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경쟁사가 EAPA 제소를 하면서 해당 동남아 공장이 조사 대상에 올랐고, CBP는 미국 법인의 수입 건마다 반덤핑 세율 수준의 현금 예치를 요구했습니다. 이 업체는 거래 초기부터 공장 방문 기록과 원자재 구매 내역을 보관해 두었고, 공장 쪽에서도 자체 압출 설비가 있다는 점을 입증했습니다.
최종 판정에서 회피가 인정되지 않아 예치금은 돌려받았지만 10개월 동안 자금이 묶였습니다. 공급업체 한 곳에 수출 물량을 모두 맡긴 탓에 피해가 컸습니다. 이후 이 업체는 생산지를 두 곳으로 나눴습니다. 공급처 이원화는 111편에서 다뤘습니다.
11. 자주 하는 실수
원산지 세탁 관련 상담에서 반복해 마주치는 것들입니다.
- 공장이 "제3국 협력 공장"이라고만 하고 이름과 주소를 주지 않았는데 그대로 거래한 경우
- 덤핑방지관세 부과 직후 같은 단가로 제3국산 제안이 왔는데 의심하지 않은 경우
- FTA 원산지증명서가 있으니 원산지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 경우
- 선하증권의 선적항과 경유지를 확인하지 않은 경우
- 인보이스를 발행한 나라를 원산지로 착각한 경우
- 제3국에서 포장과 라벨만 바꿔도 원산지가 바뀐다고 믿은 경우
- 공장 실사 없이 사진과 동영상만 받고 거래를 시작한 경우
- 계약서에 원산지 보증과 세관 검증 협조 의무를 넣지 않은 경우
- 의심이 들었는데도 선적을 계속하며 상황을 지켜본 경우
- 세관 조사 통지를 받은 뒤에야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경우
12. 원산지 세탁 예방 체크리스트
거래 시작 전
- 내 품목에 한국(또는 수출 대상국)의 덤핑방지관세나 추가관세가 부과되는지 확인했다
- 공급업체의 회사 실체, 설립일, 공장 주소, 소유 구조를 확인했다
- 제3국 공장의 설비, 생산능력, 원자재 조달 구조를 자료로 받았다
- 제3국에서 이뤄지는 공정이 실질적 변형에 해당하는지 관세사와 검토했다
- 애매하다면 원산지 사전확인이나 사전 판정을 신청했다
선적과 통관 때
- 선하증권의 선적항, 경유지, 컨테이너 적입 장소를 확인했다
- 원산지증명서 발급기관과 발급일, 진위를 확인했다
- 제품과 포장에 다른 나라 표기가 없는지 검사했다
- 단가와 거래 조건이 생산지 변경 전과 비교해 합리적인지 따져 봤다
평상시 관리
- 계약서에 원산지 보증, 생산지 변경 통지, 실사 협조, 배상 조항을 넣었다
- 실사 기록과 공급업체 자료를 10년 동안 보관한다
- 주요 공급업체는 1년에 한 번 이상 현장이나 제3자 실사로 확인한다
- 의심 신호가 보이면 선적을 멈추고 자진 정정 여부를 검토한다
마무리 - 원산지는 서류가 아니라 공장에서 나옵니다
원산지 세탁에 걸린 업체들은 대개 같은 말을 합니다. "그 정도로 큰일이 될 줄 몰랐다." 관세 몇십 %를 아끼려던 선택이 몇 년 치 추징과 가산세, 형사 절차로 돌아옵니다. 공장은 사라지고 책임은 수입자에게 남습니다.
그렇다고 제3국 생산을 피할 이유는 없습니다. 관세 때문에 생산지를 옮기는 건 지금 많은 기업이 하고 있는 정당한 전략입니다. 원산지를 실제 공장의 설비와 공정으로 만들었다면 걱정할 게 없고, 서류 한 장으로 만들었다면 언젠가는 드러납니다.
당장 해 볼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제3국에서 들여오는 품목 가운데 중국산이었다면 덤핑방지관세나 추가관세가 붙었을 품목을 추려 보세요. 그 품목의 공급업체에 대해 공장 주소와 설비, 원자재 구매 기록을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시고, 설명할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다음 선적 전에 실사부터 하시면 됩니다.
그린프로그서울은 제3국 공급업체의 실체 확인과 현장 실사, 협력 관세사와 함께하는 원산지 검토, 합법적인 생산지 이전 설계까지 함께 지원합니다. 이미 의심스러운 거래가 있다면 선적 보류와 자료 확보부터, 새로 제3국 생산을 준비 중이라면 공장 실사부터 같이 봐 드립니다.
제3국에서 들여오는 그 제품, 원산지를 설명할 수 있나요?
공급업체 실체 확인과 공장 실사부터 원산지 검토·합법적 생산지 이전까지
세관이 물어도 흔들리지 않는 원산지로 정리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