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메이드 블로그 125편 ·

샘플은 멀쩡했는데 양산품이 겨울에 깨졌습니다
플라스틱 원료 등급·재생원료 확인 가이드 - 같은 ABS·PP라도 등급(牌号)에 따라 품질이 갈리는 이유, 공장이 원료를 바꾸는 방식, 사양서에 원료를 고정하는 방법, 양산품에서 재생원료 혼입을 잡아내는 검사법, 요청 문구 예시와 체크리스트까지

안녕하세요, 스타트메이드입니다.

PP 소재 수납함을 중국에서 OEM으로 만들던 업체가 있었습니다. 샘플은 단단하고 광택도 좋았고, 첫 물량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재발주 물량이 겨울에 입고되자 고객 반품이 몰려들었습니다. 손잡이 부분이 쉽게 갈라지고, 박스를 열면 특유의 탄 냄새가 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공장에 따져 묻자 처음에는 "원료는 그대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샘플과 양산품을 나란히 놓고 무게를 재 보니 같은 금형에서 나온 제품인데 양산품이 8% 더 무거웠고, 시험소에 회분(灰分) 분석을 맡기자 탄산칼슘 충전제와 재생원료가 섞여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료값이 오른 시기에 공장이 단가를 지키려고 원료 배합을 바꾼 것이었습니다.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 사고 중 상당수는 금형이나 사출 조건이 아니라 원료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플라스틱 원료 등급이 무엇인지, 공장이 원료를 바꾸는 전형적인 방식, 사양서와 계약서에 원료를 고정하는 방법, 양산품에서 원료 변경을 잡아내는 검사법을 정리했습니다.

견적서에 "ABS"라고만 적혀 있다면 원료를 지정한 게 아닙니다. 같은 ABS라도 제조사와 등급(牌号), 신재(新料)인지 재생재(回料)인지에 따라 가격도 물성도 크게 달라집니다. 원료를 이름이 아니라 등급 번호로 지정해야 비교도, 검증도 가능해집니다.

안내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중국 플라스틱 사출·압출 공장의 일반적인 원료 관행을 바탕으로 정리한 실무 정보입니다. 원료 가격과 물성 수치는 등급·시기·제조사에 따라 달라지므로, 제품별 기준은 원료 제조사의 물성표(TDS)와 공인 시험기관의 결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플라스틱 원료 "등급"이란 무엇인가

ABS, PP, PC, PE, PA(나일론) 같은 이름은 수지의 종류일 뿐입니다. 실제 공장이 원료를 사들일 때는 제조사와 등급 번호, 즉 중국어로 牌号(páihào)로 거래합니다. 같은 ABS라도 일반 사출용, 고광택용, 내열용, 난연용(UL94 V-0), 도금용 등급이 따로 있고, 등급마다 충격 강도·유동성·내열 온도가 다릅니다.

용어뜻실무에서 의미
수지 종류ABS, PP, PC, PE, PA 등이것만 적으면 사실상 원료를 지정하지 않은 것
등급(牌号)원료 제조사가 붙인 품번물성표(TDS)가 붙어 있어 비교·검증의 기준이 됨
신재(新料)석유화학 공장에서 바로 나온 원료물성이 일정하고 가격이 가장 높음
재생재(回料·再生料)사용된 제품이나 폐기물을 분쇄·재가공한 원료가격은 싸지만 물성·색·냄새 편차가 큼
런너 재분쇄(水口料)사출 과정에서 나온 런너·불량품을 공장에서 다시 분쇄한 것소량은 업계 관행이지만 비율 관리가 안 되면 물성 저하
등외품(副牌料)원료 제조사의 규격 미달품을 싸게 판 것포대만 보면 신재처럼 보여 구분이 어려움

2. 공장은 어떻게 원료를 바꾸는가

플라스틱 제품의 원가에서 원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품목에 따라 절반을 넘기도 합니다. 원료 시세가 오르거나 바이어가 단가를 강하게 깎으면, 공장이 가장 먼저 손대는 곳이 원료입니다. 금형이나 공정을 바꾸는 것보다 눈에 덜 띄고, 샘플 단계에서 한 번 통과하면 바이어가 다시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변경 방식어떻게 이루어지나주로 나타나는 증상
재생재 혼입신재에 재생재를 일정 비율 섞음충격 강도 저하, 검은 점, 냄새, 색 탁함
원료 제조사 변경지정 브랜드 대신 저가 로컬 브랜드 사용광택·수축률 차이, 조립 공차 문제
등외품 사용같은 브랜드의 副牌料를 구매로트마다 품질 편차
충전제 과다PP 등에 탄산칼슘·탈크를 많이 넣음무게 증가, 저온에서 쉽게 깨짐
런너 재분쇄 과다런너·불량품 분쇄물을 기준 이상 재투입점진적인 물성 저하, 변색

설계나 부품이 몰래 바뀌는 문제 전반은 119편에서 다뤘는데, 원료 변경은 그중에서도 겉으로 가장 드러나지 않는 유형입니다.


3. 원료가 바뀌면 생기는 문제

원료 변경의 결과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야 드러납니다. 입고 검사에서는 외관이 멀쩡하다가 겨울철 배송, 반복 사용, 햇빛 노출 같은 조건을 만나면서 문제가 터집니다.


4. 사양서와 계약서에 원료를 고정하는 방법

원료 관리는 문서로 고정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사양서(BOM)에는 수지 종류만 쓰지 말고 원료 제조사와 등급 번호까지 적고, 신재 100%인지 런너 재분쇄를 허용한다면 몇 %까지인지도 숫자로 정해 둡니다. 여기에 원료를 바꿀 때는 사전 서면 승인을 받도록 계약서에 한 줄 넣어 두면 공장이 마음대로 바꾸기 어려워집니다.

문서넣을 내용
사양서·BOM수지 종류, 원료 제조사, 등급 번호, 색상 마스터배치, 신재 비율, 런너 재분쇄 허용 비율
계약서·품질협정원료 변경 시 사전 서면 승인, 무단 변경 시 재작업·배상 책임
원료 증빙원료 구매 송장, 원료 포대 라벨 사진, 제조사 물성표(TDS)·성적서(COA)
기준 샘플승인 샘플의 무게·색상 기록과 봉인 보관

사양서 작성법은 59편, 품질협정과 불량 책임 조항은 103편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5. 양산품에서 원료 변경을 잡아내는 방법

문서로 고정해 둬도 확인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비싼 시험부터 할 필요는 없고, 현장 확인과 간단한 비교만으로도 상당수의 원료 변경이 걸러집니다.

방법무엇을 잡나비용·시간
원료 창고·호퍼 확인사출기에 투입되는 원료 포대의 브랜드·등급, 재생재 포대 유무공장 방문 시 바로 가능
무게 비교충전제 과다 투입(같은 금형인데 무거워짐)저울 하나로 가능
육안·냄새 확인검은 점, 탁한 색, 광택 저하, 탄 냄새검품 시 바로 가능
낙하·저온 충격 시험충격 강도 저하간이 시험은 공장에서 가능
회분(灰分) 시험충전제·무기물 함량시험소, 수일
용융지수(MFI)·FTIR·DSC 분석재생재 혼입, 수지 종류 변경시험소, 수일~1주

가장 손쉬우면서 효과가 큰 방법은 승인 샘플의 무게를 기록해 두고 로트마다 양산품 무게와 비교하는 것입니다. 같은 금형에서 나온 제품인데 무게가 3% 이상 달라졌다면 원료나 사출 조건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높으니 원인부터 확인하세요. 승인 샘플과 초도품 기준을 잡는 방법은 123편, 검품 체계 전반은 47편을 참고하세요.


6. 공장에 보낼 요청 문구 예시

원료 지정은 처음 견적을 받을 때부터 요구하는 편이 좋습니다. 견적 단계에서 등급 번호를 받아 두면, 업체 간 단가 비교도 같은 기준으로 할 수 있습니다.

"请在报价单中注明原料品牌和牌号,并确认使用100%新料。如需使用水口料,比例不得超过○%,须事先书面确认。量产前请提供原料采购发票和原料包装标签照片。"
(견적서에 원료 브랜드와 등급 번호를 적고, 신재 100% 사용을 확인해 주세요. 런너 재분쇄를 쓴다면 비율은 ○%를 넘지 않아야 하며 사전에 서면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양산 전에 원료 구매 송장과 원료 포대 라벨 사진을 보내 주세요.)


7. 실제 사례 세 가지

상담에서 자주 마주치는 유형을 익명화해 정리했습니다. 금액과 수치는 예시입니다.

사례 1 — PP 수납함

글 첫머리의 사례입니다. 재발주 물량에 충전제와 재생재가 섞여 겨울철 균열과 냄새 반품이 났습니다. 시험 결과를 근거로 공장과 재생산 비용을 나눠 부담하기로 했고, 이후 사양서에 원료 등급과 신재 100%를 명시하고 로트마다 무게를 비교하는 절차를 넣었습니다.

사례 2 — 난연 ABS 전원 어댑터 케이스

난연 등급 ABS로 안전 인증을 받은 케이스였는데, 공장이 원료 공급처를 저가 브랜드로 바꾸면서 난연 성능이 기준에 못 미치게 됐습니다. 인증 사후관리 시험에서 문제가 드러나 판매를 멈추고 재고를 다시 검사해야 했습니다. 인증에 쓰인 원료 등급을 계약서에 고정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사례 3 — 아동용 플라스틱 식기

식기 제품에서 검은 점과 냄새가 섞인 로트가 발견됐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사출기 옆에 분쇄기가 있었고, 불량품을 분쇄해 다시 넣고 있었습니다. 식품 접촉·어린이 제품은 재생재 사용이 기준에 걸릴 수 있어, 해당 로트는 전량 폐기하고 런너 재분쇄 금지를 계약서에 추가했습니다.


8. 자주 하는 실수


9. 플라스틱 원료 관리 체크리스트

견적·샘플 단계

계약·발주 단계

양산·재발주 단계


마무리 - 원료는 이름이 아니라 등급 번호로 지정하세요

원료 바꿔치기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더 늦게, 더 크게 손해를 냅니다. 막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원료를 "ABS"라는 이름이 아니라 제조사와 등급 번호로 지정하고, 그 지정이 지켜지는지 무게 비교와 원료 증빙으로 꾸준히 확인하면 됩니다.

재발주가 반복되는 제품일수록 처음 샘플 때의 기준이 흐려지기 쉽습니다. 승인 샘플 무게 기록과 원료 구매 증빙, 이 두 가지만 챙겨도 상당수의 원료 바꿔치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당장 해 볼 일도 간단합니다. 지금 생산 중인 플라스틱 제품의 사양서를 열어 원료 칸에 등급 번호가 적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수지 이름만 적혀 있다면 다음 발주 전에 공장에 등급 번호와 원료 구매 증빙부터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스타트메이드는 원료 등급 지정과 사양서 정리, 공장 원료 창고 현장 확인, 양산품 무게 비교와 시험소 분석 의뢰까지 현지에서 함께 지원합니다. 이미 품질 문제가 생겼다면 원인 분석부터, 신제품을 준비 중이라면 원료 지정부터 같이 봐 드립니다.

그 제품, 원료 등급까지 지정돼 있나요?

원료 등급 지정부터 공장 원료 창고 확인, 양산품 무게 비교와 시험소 분석까지
원료가 바뀌기 전에 현지에서 먼저 챙겨 드립니다

전화   010-9980-9959
이메일   deanpark@greenfrogseoul.com
카카오톡   pf.kakao.com/_XkfuX
홈페이지   www.startmade.co.kr

자주 묻는 질문

재생원료가 섞였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가장 먼저 해 볼 수 있는 건 승인 샘플과 양산품의 무게 비교입니다. 같은 금형인데 무게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 충전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고, 검은 점이나 탄 냄새, 탁한 색도 재생원료가 섞였을 때 흔히 보이는 신호입니다. 확실히 하려면 시험소에 회분 시험이나 용융지수(MFI)·FTIR 분석을 맡기면 됩니다.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쓰면 무조건 불량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용도에 맞게 관리된 재생원료라면 문제가 없고, 친환경 제품은 일부러 재생원료 비율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바이어와 합의 없이 섞거나 비율 관리가 안 될 때입니다. 다만 식품 접촉 제품이나 어린이 제품은 재생원료 사용이 기준에 걸릴 수 있으니 규격부터 확인하세요.
플라스틱 원료 등급(牌号)은 어디서 확인하나요?
공장에 원료 제조사와 등급 번호를 물어보고, 그 제조사의 물성표(TDS)를 받아 보면 됩니다. 원료 포대 라벨에 브랜드와 등급 번호가 인쇄돼 있으니 공장 방문 때 사진으로 남겨 두세요. 원료 구매 송장과 대조하면 그 원료를 실제로 샀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